Eating well with others

픽션. 아티클

시장에서 우연히 구한 아티초크 줄기를 세척하는 중이였습니다. 이미 깔끔히 정리된 슈퍼마켓의 식재료가 아니어서, 이 큰 아티초크 줄기를 씻으며 정말 다양한 생물들을 만났습니다. 아주 조그만 개미부터, 어디선가 숨어있다 저를 깜짝 놀래킨 애벌레까지. 예상치 못한 생물들을 만나 당혹스러웠지만 내 입에 맛있는 이 재료가 곤충들에게도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며, 잠깐 몸을 숨길 수도 있는 대피소일까-라는 생각에 닿으니 놀란 마음을 조금은 누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구 최후의 날이 다가와 이런 재료들을 더 이상 만질 수 없고 맛볼 수 없다면, 이 작은 친구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겠죠. 곤충과 동물 심지어 균까지, 모든 생물들은 지구라는 하숙집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하우스 메이트_ 완전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 궁리하고, 때로는 경쟁에서 생존하려 자신들의 방식대로 노력하며, 좋든 싫든 서로를 필요로 하며 살아가니까요. 심지어 우리는 서로 같거나 비슷한 식재료들을 섭취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결국 한 ‘식탁’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사이입니다. 


이런 제 생각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영국의 미래지향적 speculative 디자인 스튜디오  ‘수퍼플럭스’ 는 ‘부활의 피난처’ 라는 제목의 전시를 2021년 Biennale Architettura, La Biennale Di Venezia 에서 선보였습니다. Multispecies Dining - 다종 연회 또는 다양한 종류의 식사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이 전시는 불안정한 기후로 변화를 겪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다종 공동체인 여성, 남성, 곤충, 균류 및 야수가 함께 모이는 의식적인 모임입니다.

생존한 다종 공동체들은 이 땅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습니다. 이 전시는 우리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인간과 인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 다른 종들과 어떻게 협동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네덜란드 푸드 디자이너 Marije Vogelzang은 “음식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음식은 단지 ‘먹는다’ 라는 동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먹는 것’은 우리 각자의 굶주림과 만족을 채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형성할 수도 있는 사회적 관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The Rituals of Dinner by Margaret Visser) 흔한 식탁 문화인 Passing the Salt처럼,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과 어울러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공동체를 가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인간의 기본 사회 활동이라 할 수 있는 ‘같이 모여 먹는 것’에서 ‘인간이 아닌 것들과 함께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확장해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자연의 부활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24시간 내내 거대한 유조선, 화물선, 여객선과 어부들 그리고 여행객들로 넘쳐나던 터키의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상 지역에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다시 돌고래들이 나타나 물 속에서 뛰어오릅니다. 👉 

미국에서는 도시 이동금지 명령 덕분에 야생 동물 찻길사고가 줄었고, 야생 퓨마는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 보입니다. 👉 


판데믹은 인간의 삶이 동물을 비롯한 여러 생태계와 얽혀져 있음을 분명히 알게 합니다. 더 이상 인간 중심의 삶이 아닌, 다종이 평등히 상호작용을 하는 유토피아적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디자이너 안소연

Eating well with others

픽션. 아티클

시장에서 우연히 구한 아티초크 줄기를 세척하는 중이였습니다. 이미 깔끔히 정리된 슈퍼마켓의 식재료가 아니어서, 이 큰 아티초크 줄기를 씻으며 정말 다양한 생물들을 만났습니다. 아주 조그만 개미부터, 어디선가 숨어있다 저를 깜짝 놀래킨 애벌레까지. 예상치 못한 생물들을 만나 당혹스러웠지만 내 입에 맛있는 이 재료가 곤충들에게도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며, 잠깐 몸을 숨길 수도 있는 대피소일까-라는 생각에 닿으니 놀란 마음을 조금은 누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구 최후의 날이 다가와 이런 재료들을 더 이상 만질 수 없고 맛볼 수 없다면, 이 작은 친구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겠죠. 곤충과 동물 심지어 균까지, 모든 생물들은 지구라는 하숙집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하우스 메이트_ 완전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 궁리하고, 때로는 경쟁에서 생존하려 자신들의 방식대로 노력하며, 좋든 싫든 서로를 필요로 하며 살아가니까요. 심지어 우리는 서로 같거나 비슷한 식재료들을 섭취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결국 한 ‘식탁’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사이입니다. 


이런 제 생각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영국의 미래지향적 speculative 디자인 스튜디오  ‘수퍼플럭스’ 는 ‘부활의 피난처’ 라는 제목의 전시를 2021년 Biennale Architettura, La Biennale Di Venezia 에서 선보였습니다. Multispecies Dining - 다종 연회 또는 다양한 종류의 식사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이 전시는 불안정한 기후로 변화를 겪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다종 공동체인 여성, 남성, 곤충, 균류 및 야수가 함께 모이는 의식적인 모임입니다. 

생존한 다종 공동체들은 이 땅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습니다. 이 전시는 우리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인간과 인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 다른 종들과 어떻게 협동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네덜란드 푸드 디자이너 Marije Vogelzang은 “음식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음식은 단지 ‘먹는다’ 라는 동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먹는 것’은 우리 각자의 굶주림과 만족을 채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형성할 수도 있는 사회적 관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The Rituals of Dinner by Margaret Visser) 흔한 식탁 문화인 Passing the Salt처럼,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과 어울러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공동체를 가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인간의 기본 사회 활동이라 할 수 있는 ‘같이 모여 먹는 것’에서 ‘인간이 아닌 것들과 함께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확장해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자연의 부활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24시간 내내 거대한 유조선, 화물선, 여객선과 어부들 그리고 여행객들로 넘쳐나던 터키의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상 지역에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다시 돌고래들이 나타나 물 속에서 뛰어오릅니다. 👉  

미국에서는 도시 이동금지 명령 덕분에 야생 동물 찻길사고가 줄었고, 야생 퓨마는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 보입니다. 👉 


판데믹은 인간의 삶이 동물을 비롯한 여러 생태계와 얽혀져 있음을 분명히 알게 합니다. 더 이상 인간 중심의 삶이 아닌, 다종이 평등히 상호작용을 하는 유토피아적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디자이너 안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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