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여름김치

여름김치 Summer Kimchi

여름은 김치의 다양성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온 세상이 푸르른 싱그러움으로 물드는 계절,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곰삭은 김장김치는 잠시 내려 놓고 제 세상 맞은 싱싱한 채소의 맛에 빠질 시간이죠.

열무김치, 고추김치, 가지김치, 죽순김치, 깻잎김치, 곰취김치, 칡잎김치, 상추불뚝김치, 고수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양배추김치, 토마토김치, 참외김치, 닭김치, 키조개김치, 방게김치… 옛 문헌에 남은 김치의 종류만 해도 2백여 종에 달했을 정도로 다양했던 우리의 김치 문화, 여러분은 몇 가지 김치를 맛보셨나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요. 

일단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맛’부터 시작해 볼까요. 

무더운 여름에도 배추와 무를 키우기 위해 농부님들은 무던히 애를 씁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씨를 뿌리고 때로는 시설 재배를 해가며 자연의 온도를 거슬러 배추김치, 깍두기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 노력이 고스란히 맛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찬 바람을 이겨내며 몸 안 가득 옹골찬 맛과 향을 채우는 가을, 겨울의 배추와는 달리, 여름 배추는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잔뜩 퍼져버린 김치가 되기 일쑤인데다 제 몸에 품은 특유의 향과 단맛을 양념에 내어주지 못하니 애써 담근 김치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계절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눈을 돌려볼까요. 죽순, 칡잎, 가지, 오이, 열무… 애쓰지 않아도 자연의 온도에 기대어 맛을 채우는 재료가 무궁무진 쏟아지는 때입니다. 죽순김치, 민들레김치, 가지김치, 토마토김치- 여러분이 드셔보았던 김치 맛을 떠올려 봅시다. 비슷한 양념도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맛을 냈던 기억, 나시지요?   생긴 것부터 말끔한 죽숙물김치에는 단아한 짠맛과 대나무의 청량함이 묻어납니다. 들판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억척스런 민들레는 길들여지지 않은 푸성귀의 향을 느릿느릿 양념에 녹여냅니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물고추를 쓸지, 고춧가루를 쓸지, 감자풀을 쑤어야 할지, 보리풀을 쑤어야 할지 정해보는 것도 여름 김치 맛에 작은 재미를 더할테지요.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이 먹어보소”

-농가월령가 유월령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또다른 이유로는 식재료와 식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먹는다, 먹는 만큼 생산한다. 제가 식재료의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인데요. 당연한 말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의 소비는 생각보다 힘이 크답니다. 우리가 찾지 않는 식재료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그러게 잊혀져서 재배하지 않게 되는 식재료는 금새 우리의 밥상에서 사라지게 된답니다. 


식은 보리밥을 쌉싸레한 칡잎김치로 싸서 꼭꼭 씹어보세요. 동글동글 보리밥이 입안에 톡톡 터지고 은은한 칡향이 침샘을 자극할 거예요. 아작하니 짠맛이 터지는 상추김치에 한 입, 매콤한 고구마줄기김치에 한 입 먹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 여름이 성큼입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찾을 수 있는 계절의 맛.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계절의 맛이 여름 김치에 숨어 있습니다.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김치의다양성


음식탐험가 장민영

계절의 기억

6월 : 여름김치

여름김치 Summer Kimchi, 여름은 김치의 다양성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 입니다. 

온 세상이 푸르른 싱그러움으로 물드는 계절,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곰삭은 김장김치는 잠시 내려 놓고 제 세상 맞은 싱싱한 채소의 맛에 빠질 시간이죠.

열무김치, 고추김치, 가지김치, 죽순김치, 깻잎김치, 곰취김치, 칡잎김치, 상추불뚝김치, 고수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양배추김치, 토마토김치, 참외김치, 닭김치, 키조개김치, 방게김치…

옛 문헌에 남은 김치의 종류만 해도 2백여 종에 달했을 정도로 다양했던 우리의 김치 문화, 여러분은 몇 가지 김치를 맛보셨나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요. 

일단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맛’부터 시작해 볼까요. 무더운 여름에도 배추와 무를 키우기 위해 농부님들은 무던히 애를 씁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씨를 뿌리고 때로는 시설 재배를 해가며 자연의 온도를 거슬러 배추김치, 깍두기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 노력이 고스란히 맛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찬 바람을 이겨내며 몸 안 가득 옹골찬 맛과 향을 채우는 가을, 겨울의 배추와는 달리, 여름 배추는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잔뜩 퍼져버린 김치가 되기 일쑤인데다 제 몸에 품은 특유의 향과 단맛을 양념에 내어주지 못하니 애써 담근 김치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계절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눈을 돌려볼까요. 죽순, 칡잎, 가지, 오이, 열무… 애쓰지 않아도 자연의 온도에 기대어 맛을 채우는 재료가 무궁무진 쏟아지는 때입니다. 죽순김치, 민들레김치, 가지김치, 토마토김치- 여러분이 드셔보았던 김치 맛을 떠올려 봅시다. 비슷한 양념도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맛을 냈던 기억, 나시지요?  생긴 것부터 말끔한 죽숙물김치에는 단아한 짠맛과 대나무의 청량함이 묻어납니다. 들판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억척스런 민들레는 길들여지지 않은 푸성귀의 향을 느릿느릿 양념에 녹여냅니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물고추를 쓸지, 고춧가루를 쓸지, 감자풀을 쑤어야 할지, 보리풀을 쑤어야 할지 정해보는 것도 여름 김치 맛에 작은 재미를 더할테지요.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이 먹어보소”

-농가월령가 유월령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또다른 이유로는 식재료와 식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먹는다, 먹는 만큼 생산한다. 제가 식재료의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인데요. 당연한 말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의 소비는 생각보다 힘이 크답니다. 우리가 찾지 않는 식재료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그러게 잊혀져서 재배하지 않게 되는 식재료는 금새 우리의 밥상에서 사라지게 된답니다. 

식은 보리밥을 쌉싸레한 칡잎김치로 싸서 꼭꼭 씹어보세요. 동글동글 보리밥이 입안에 톡톡 터지고 은은한 칡향이 침샘을 자극할 거예요. 아작하니 짠맛이 터지는 상추김치에 한 입, 매콤한 고구마줄기김치에 한 입 먹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 여름이 성큼입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찾을 수 있는 계절의 맛.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계절의 맛이 여름 김치에 숨어 있습니다.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김치의다양성 


음식탐험가 장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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